던지 든지 구분 — 과거는 '던', 선택은 '든'
‘-던지’는 지난 일을 회상할 때, ‘-든지’는 여럿 중 어느 것을 골라도 상관없음을 나타낼 때 씁니다. 그래서 “얼마나 춥던지”는 과거 회상이라 ‘던’, “가든지 말든지”는 선택이라 ‘든’입니다. 과거는 ‘던’, 선택은 ‘든’으로 기억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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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짝은 규정에 통째로 실려 있습니다
드물게도 조항 하나가 이 문제만을 위해 따로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고시 「한글 맞춤법」(2017. 3. 28.) 제56항의 제목이 ”‘-더라, -던’과 ‘-든지’는 다음과 같이 적는다”입니다. 조문이 두 갈래로 나뉘고, 각각 맞는 쪽(ㄱ)과 버리는 쪽(ㄴ)을 표로 보여 줍니다.
제56항 1 — 지난 일을 나타내는 어미는 ‘-더라, -던’으로 적는다.
| 취한다(ㄱ) | 버린다(ㄴ) |
|---|---|
| 지난겨울은 몹시 춥더라. | 지난겨울은 몹시 춥드라. |
| 깊던 물이 얕아졌다. | 깊든 물이 얕아졌다. |
| 그렇게 좋던가? | 그렇게 좋든가? |
| 그 사람 말 잘하던데! | 그 사람 말 잘하든데! |
| 얼마나 놀랐던지 몰라. | 얼마나 놀랐든지 몰라. |
제56항 2 — 물건이나 일의 내용을 가리지 아니하는 뜻을 나타내는 조사와 어미는 ’(-)든지’로 적는다.
| 취한다(ㄱ) | 버린다(ㄴ) |
|---|---|
| 배든지 사과든지 마음대로 먹어라. | 배던지 사과던지 마음대로 먹어라. |
| 가든지 오든지 마음대로 해라. | 가던지 오던지 마음대로 해라. |
‘하던지 말던지’가 왜 틀린지에 대한 답이 조문 표 안에 그대로 있습니다. 규정이 “가던지 오던지”를 버리는 쪽 칸에 직접 써 놓았기 때문입니다.
규정이 갈라놓은 것은 ‘던지 대 든지’가 아닙니다
조문 제목을 다시 보면 대비되는 짝이 ‘던지’와 ‘든지’가 아니라 ‘-더라, -던’ 계열 전체와 **‘-든지’**입니다. 그래서 제56항 1의 예시 다섯 줄에 ‘-던지’는 한 줄뿐이고 나머지는 ‘-더라, -던, -던가, -던데’입니다.
| 형태 | 맞는 표기 | 흔한 오기 | 뜻 |
|---|---|---|---|
| 종결 | 춥더라 | 춥드라 | 과거에 겪어 알게 됨 |
| 관형 | 깊던 물 | 깊든 물 | 과거의 상태 |
| 의문 | 좋던가? | 좋든가? | 과거에 대한 물음 |
| 감탄 | 잘하던데! | 잘하든데! | 과거에 본 것에 대한 감탄 |
| 연결 | 놀랐던지 | 놀랐든지 | 과거 회상·막연한 의문 |
| 선택 | 가든지 | 가던지 | 어느 쪽이어도 무관 |
제56항 해설 1은 이렇게 덧붙입니다. ”‘-더-‘와 ‘-던’은 과거에 경험하여 알게 된 사실을 현재로 옮겨 그대로 전달할 때 쓰인다. 이때의 ‘-더-‘와 ‘-던’을 ‘-드-, -든’으로 잘못 쓰지 않도록 주의한다.” 예문으로 “오랜만에 만났더니 반갑더라”, “선생님도 이젠 늙으셨더구나”, “그림을 잘 그렸던데 여기에 걸자”, “선생님은 교실에 계시던걸”을 듭니다.
해설 2는 반대 방향을 경고합니다. “선택의 의미를 지닌 ‘-든지’, ‘-든’을 과거 경험과 관계된 ‘-던지’, ‘-던’과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예문은 “사과를 먹든지 감을 먹든지 하렴”, “가든(지) 말든(지) 상관없다”입니다. ‘지’를 떼고 ‘-든’만 써도 된다는 것까지 보여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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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 만에 구분하는 법
- **‘-거나’**로 바꿔 말이 되면 → -든지 (가거나 말거나 = 가든지 말든지)
- **‘-더-’**를 넣어 말이 되면 → -던지 (놀랐더라 → 놀랐던지)
- ‘지’를 떼어 보고 말이 되면 → -든지 (가든 말든)
- 문장이 이미 일어난 일을 말하고 있으면 → -던지
- 문장이 아직 정해지지 않은 일을 말하고 있으면 → -든지
3번이 의외로 잘 듣습니다. 제56항 해설이 “가든(지) 말든(지) 상관없다”처럼 괄호로 보여 준 것처럼, 선택의 ‘-든지’는 ‘지’를 떼어도 말이 됩니다. 반면 회상의 ‘-던지’에서 ‘지’를 떼면 “얼마나 춥던 몰라”처럼 문장이 무너집니다.
실제 문장에 넣어보기
- “어릴 때 얼마나 개구쟁이(였던지/였든지)” → 과거 회상 → 였던지 (O)
- “네가 (가던지/가든지) 말든지” → ‘가거나 말거나’ → 가든지 (O)
- “그날 비가 얼마나 오(던지/든지)” → 과거 회상 → 오던지 (O)
- “커피(던지/든지) 차(던지/든지) 아무거나” → 선택·나열 → 커피든지 차든지 (O)
- “지난겨울은 몹시 춥(더라/드라)” → 과거 → 춥더라 (O). 제56항 조문 예시 그대로입니다
- “깊(던/든) 물이 얕아졌다” → 과거의 상태 → 깊던 (O)
‘배든지 사과든지’의 ‘든지’는 어미가 아닙니다
제56항 2의 문장을 자세히 읽으면 한 낱말이 더 있습니다. “물건이나 일의 내용을 가리지 아니하는 뜻을 나타내는 조사와 어미는 ’(-)든지’로 적는다.” 조사도 함께 적어 둔 것입니다.
‘가든지 오든지’의 ‘-든지’는 어간 ‘가-, 오-‘에 붙었으니 어미입니다. 그런데 ‘배든지 사과든지’의 ‘든지’는 명사 ‘배, 사과’에 붙었으니 조사입니다. 조문 제목의 표기가 ’(-)든지’로 괄호에 붙임표를 넣은 것도 그래서입니다. 붙임표가 있으면 어미, 없으면 조사인데 둘 다 해당하니 괄호로 처리한 것입니다.
사전이 그대로 보여 줍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든지’를 찾으면 표제어가 셋입니다.
- 든지1 「조사」 어느 것이 선택되어도 차이가 없는 둘 이상의 일을 나열함을 나타내는 보조사.
- -든지2 「어미」 나열된 동작이나 상태, 대상들 중에서 어느 것이든 선택될 수 있음을 나타내는 연결 어미.
- -든지3 「어미」 → -던지.
셋째 항목에 주목할 만합니다. 뜻풀이 자리에 아무 설명 없이 **”→ -던지”**만 적혀 있습니다. 회상의 자리에 ‘-든지’를 쓰는 잘못이 워낙 흔해, 사전이 안내용으로 올려 둔 항목입니다. 반대쪽 ‘-던지’는 「어미」 하나뿐이고 뜻풀이가 “막연한 의문이 있는 채로 그것을 뒤 절의 사실과 관련시키는 데 쓰는 연결 어미”입니다.
실무에서 이 구별이 중요한 이유가 있습니다. ‘-던지’ 쪽에는 조사가 없습니다. 과거 회상은 용언에만 붙는 문법이라 명사 뒤에 ‘던지’가 올 자리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정리됩니다.
- 명사·대명사 바로 뒤라면 → 고민할 것 없이 든지(배든지, 무엇이든지, 누구든지)
- 용언 어간 뒤라면 → 뜻을 보고 던지/든지를 고른다
- ‘언제든지, 어디든지, 얼마든지’처럼 굳어진 말도 전부 ‘든지’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한글 맞춤법 제40항 [붙임 1]이 ‘않다’의 활용형을 보여 주면서 든 네 형태가 “않다, 않고, 않지, 않든지”입니다. 규정이 기본 활용형으로 제시한 것도 ‘든지’ 쪽입니다. 이 ‘않-‘의 쓰임은 안과 않의 구분에서 자세히 다룹니다.
실제로 얼마나 틀리나요?
비율은 낮은데 특정 표현에 뭉쳐 있습니다. 2026년 9월 27일 기준으로 네이버 뉴스에서 따옴표로 묶어 검색하면 “하든지 말든지”가 1,361건, “하던지 말던지”가 128건입니다. 틀린 쪽이 8.6%입니다.
“하던지 말던지”의 상위 10건을 모두 열어 확인했더니 9건이 진짜 오기였고, 1건은 오기가 아니라 “‘하던지 말던지’는 없다”라는 제목의 교열 칼럼이었습니다. 그 칼럼은 “‘하든지 말든지’가 맞는 표현이지만 제대로 적힌 자막을 보기 어려울 정도다. 맞춤법의 기본적인 사항이라 할 수 있는 부분인데 이렇게 많이 틀리고 있다는 것이 의아할 정도였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오기 9건의 분포입니다. 그중 6건이 같은 한 문장이었습니다. 한 정치인이 소셜미디어에 쓴 “만난 일이 있어야 여론조작 협잡을 하던지 말던지 할 거 아닌가”라는 문장을 여섯 매체가 그대로 인용해 실었습니다. 나머지 3건도 방송 발언이나 자막을 옮긴 자리였습니다. 열 건 중 아홉 건이 인용이거나 교정 기사라는 뜻이고, 기자가 직접 쓴 문장에서 틀린 경우는 사실상 하나였습니다.
앞의 칼럼이 지적한 “자막”과 정확히 겹칩니다. 말에는 ‘던지’와 ‘든지’의 구별이 없으니, 말을 글로 옮기는 자리에서 표기가 정해지고 거기서 갈립니다.
헷갈리는 케이스 표
| 예문 | 맞는 표기 | 이유 |
|---|---|---|
| 얼마나 힘들__ | 힘들던지 | 과거 회상 |
| 하__ 말__ | 하든지 말든지 | 선택 |
| 어찌나 예쁘__ | 예쁘던지 | 회상·감탄 |
| 뭘 먹__ 상관없어 | 먹든지 | 선택 |
| 그렇게 좋__? | 좋던가? | 과거에 대한 물음 |
| 배__ 사과__ | 배든지 사과든지 | 체언 뒤 조사 |
| 누구__ 환영합니다 | 누구든지 | 굳어진 말 |
| 깊__ 물이 얕아졌다 | 깊던 물 | 과거의 상태 |
맞춤법 검사기가 잡아 주나요?
‘하던지 말던지’처럼 짝을 이룬 꼴은 잡는 검사기가 있습니다. 그러나 낱개로 놓이면 어렵습니다. ‘-던지’와 ‘-든지’가 둘 다 실재하는 어미여서 표기 층위에서는 오류가 아니고, “무엇을 하던지 자유다”와 “얼마나 힘들던지 몰라”를 가르려면 문장이 과거를 말하는지 선택을 말하는지 읽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앞의 뉴스 표본이 보여 주듯 이 오기는 말을 글로 옮기는 자리에서 생기고, 인용문은 원문을 살린다는 이유로 교정에서 빠지기 쉽습니다. 한 번 실린 오기가 여섯 매체로 복제되는 것도 그래서입니다.
한 글자 차이로 뜻이 갈리는 짝으로는 로서와 로써도 있습니다. 이쪽은 자격이냐 수단이냐가 기준이고, 한글 맞춤법 제57항 목록에 “(으)로서(자격) / (으)로써(수단)“로 나란히 실려 있습니다.
자주 틀리는 예
- 가던지 말던지 (X, 선택) → 가든지 말든지 (O)
- 얼마나 춥든지 (X, 과거 회상) → 얼마나 춥던지 (O)
- 무엇을 하던지 자유다 (X) → 무엇을 하든지 자유다 (O)
- 춥드라 (X) → 춥더라 (O). 제56항 1이 버린 표기입니다
- 배던지 사과던지 (X) → 배든지 사과든지 (O)
자주 하는 오해
- ‘던지/든지’만 문제라는 오해 — 제56항은 ‘-더라, -던, -던가, -던데’까지 한 묶음으로 다룹니다. ‘춥드라’도 같은 조항이 막습니다.
- ‘든지’가 언제나 어미라는 오해 — 체언 뒤에 붙으면 조사입니다. 조문도 “조사와 어미”라고 적어 두었습니다.
- 소리로 구별할 수 있다는 오해 — 실제 발화에서는 거의 구별되지 않습니다. 오기가 자막과 발언 인용에 몰리는 이유입니다.
- 기사에 실렸으니 맞는 표기라는 오해 — 한 발언의 오기가 여섯 매체로 그대로 복제된 사례가 확인됩니다.
이 표현이 맞는지 바로 확인하려면 맞춤법 검사기로 확인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하던지 말던지'와 '하든지 말든지' 중 뭐가 맞나요?
'하든지 말든지'가 맞습니다. 한글 맞춤법 제56항 2가 '가든지 오든지 마음대로 해라'를 취하고 '가던지 오던지'를 버리도록 정해 두었습니다.
'얼마나 예쁘던지'는 왜 '던'인가요?
지난 일을 돌이켜 말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제56항 1의 예시 다섯 줄 가운데 하나가 '얼마나 놀랐던지 몰라'이고, '놀랐든지'는 버리는 쪽에 있습니다.
던 든을 쉽게 구분하려면?
'-거나'로 바꿔 말이 되면 '든', 안 되면 '던'입니다. 선택을 나타내는 '든지'는 '-거나'와 뜻이 겹치지만, 과거 회상의 '던지'는 바꿔 놓으면 문장이 무너집니다.
제56항이 다루는 것은 '던지/든지'뿐인가요?
아닙니다. 조문 제목이 "'-더라, -던'과 '-든지'는 다음과 같이 적는다"입니다. '-더라, -던가, -던데, -던지'가 한 묶음이고 그 반대편에 '-든지'가 있습니다. '춥더라'를 '춥드라'로 적는 것도 같은 조항이 막습니다.
'배든지 사과든지'의 '든지'도 어미인가요?
아닙니다. 제56항 2는 "물건이나 일의 내용을 가리지 아니하는 뜻을 나타내는 조사와 어미는 '(-)든지'로 적는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체언 뒤에 붙은 '배든지'의 '든지'는 조사이고, 어간 뒤에 붙은 '가든지'의 '-든지'는 어미입니다.
맞춤법 검사기가 '하던지 말던지'를 잡아 주나요?
잡는 검사기도 있지만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던지'와 '든지'가 모두 실재하는 어미라 표기 자체는 오류가 아니고, 문장이 과거 회상인지 선택인지를 읽어야 갈리기 때문입니다.